이 책을 읽고나서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 라는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투자'를 하든, 본인의 꿈을 이루든 성공확률을 높이는 방법은 본인의 재능과 장, 단점을 빠르게 파악하는게 아닐까 합니다. 요즘에는 '메타인지'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또 다른 나 자신이 본인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죠.
모든 일에는 선척적 재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투자에서도 당연히 '필립 피셔', '짐 로저스', '피터 린치' 등 타고난 천재들이 있습니다. 학창시절 전교 1등과 동일하게 공부한다고 해도 저는 전교 1등이 될 수 없듯이 제가 이 분들의 투자 방법을 똑같이 한다고 해도 이 분들의 감을 따라잡을 수 없기에 투자에서 성공하기는 불가능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만은 다르다'는 오만은 결국 별볼일 없는 투자수익을 마주하게 하였고, 큰 기회비용까지 치러야 하는 아픔까지 덤으로 얻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저 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투자에 적합하지 않다"는 주제로 시작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됩니다.
1. 우리두뇌는 합리적이지 않다.
행동경제학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카너먼(Daniel Kahneman)교수는 우리 두뇌에는 두 가지 시스템이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2+2"같이 간단한 계산을 빨리하고, 큰 소리가 났을때 고개를 돌리는 등 깊은 사고가 필요없이 행동할 수 있는 '직관체계' 입니다. 나머지 하나는 "추론체계" 입니다. 복잡한 문제를 풀거나 논리적,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추론체계가 작동되어야 합니다. 추론체계를 작동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의 대부분은 직관쳬계를 통해 판단을 내립니다. 문제는 투자에서도 심사숙고하는 추론체계가 아닌 감으로 결정하는 직관체계가 우선한다는 것입니다.
2. 판단을 흐리는 편향들
대다수의 사람들이 직관체계를 이용해서 투자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익률이 저조하거나 손실이 날 수 밖에 없습니다.
3. 비일관성
사람들의 판단은 감정에 많이 치우칩니다. 배고플때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듯이 투자에서도 일관된 결정을 하기란 불가능 합니다.
4. 과잉 확신 편향
운전실력이 남과 비교해서 평균이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은 80% 이상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평균 이상의 수준을 보유한 운전자는 50%를 넘길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본인은 다를거라고 착각합니다. 한국 개인 투자자의 99%는 과잉 확신 편향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 입니다.)
5. 기준점 편향
의사결저오가 전혀 상관없는 숫자나 팩트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리는 현상을 기준점 편향(anchoring bias)라고 합니다. 몇달 전에 삼전전자에서 갤럭시탭 FE 사전예약이 있었습니다. 정가가 상당히 높게 측정되었지만, 할인률이 높아서 구매자도 많았습니다. 이렇듯 정다를 높게 측정해서 높은 할인률을 이용하는 판매전략을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투자에서도 전혀 근거가 없는 수치를 기준으로 매수와 매도를 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6. 손실 회피 편향, 처분 효과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매수 단가 밑으로 하락한 주식을 매도하는 행위를 지극히 싫어합니다. 손실에 대한 고통이 상당히 크기 때문입니다. 이 책 뿐만 아니라 여러 투자서적에서 이런 성향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결국 손실에 대한 회피로 인해 이익을 얻을 기회를 잃게됩니다. 피터 린치(Peter Lynch)는 이를 보고 "꽃을 뽑아내고 잡초에 물 주는 행위"라고 비꼬았습니다.
7. 확증 편향
자신의 신념에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는 행위입니다. 자기가 보고 싶은것만 보고 듣고 싶은것만 들으니 본인이 무엇을 잘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체 투자를 하게 됩니다.
8. 최신 편향, 소수의 법칙
인간은 기본적으로 통계 분석에 매우 약하다고 합니다. 직관 체계는 통계를 분석할 능력이 아예 없고, 그나마 통계를 제대로 공부한 사람들으 극소수이기 때문에 추론체계를 가동해도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습니다. 통계 수치보다 최신의 자료나 경험에 더 높은 비중을 두는 현상을 최신 편향(recency bias)라고 합니다. 광고 문구에 "최신"이라는 글자만 들어가도 솔깃한 이유인 것 같습니다. 최신 편향의 친구는 소수의 법칙(law of small numbers)입니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표본집단이 충분히 커야 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작은 표본의 단편적인 결과만 가지고 통계적으로 문의미한 데이터를 금방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서 일정조건으로 최신 5년치의 백테스트를 했으나 상당히 저조한 수익률을 보게 되어서 실망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16년, 17년 동안의 기간으로 다시 백테스트를 해 보니 놀라운 수익률이 나왔습니다. 적절한 통계결과를 위해서는 충분한 기간의 데이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9. 스토리텔링의 폐해
사람들은 그럴듯한 이야기 스토리텔링에 매우약합니다.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10년 내50배 성장하는 신성장산업에 진출하거나, 불치별을 치료할 백신을 개발하는 등 스토리를 지닌 기업에 그럴듯한 거시경제 분석과 통계를 덧붙이면 많은 투자자들이 혹합니다. 어려운 말보다 환상적인 스토리텔링이 더욱 매혹적입니다. 스토리가 사실일지라도 투자했을때, 이미 고점인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이 아는 스토리는 모두가 알고 있고, 버블이 꺼지면 주가도 급락하게 됩니다.
저자는 이런 인간의 투자에 적합하지 않는 두뇌체계로 인해 손실을 볼 수 밖에 없으며, 우리의 주관적인 판단이 배제된 계량적인 투자방법을 소개합니다. '퀀트 투자' 입니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퀀트투자법에 대해서 소개를 해 주고 부연설명을 합니다. 그 중에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논문도 있습니다. 저자는 이미 검증된 투자법으로 확실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우선 이 책에 나오는 용어부터 정리를 해 보겠습니다.
- CAGR(Compound Annual Growth Rate) : 연복리 수익률
- MDD(Maximun Draw Down) : 최대낙폭
- 알파 : 벤치마크보다 높은 초과수익
- 리밸런싱 : 효과적인 투자를 위해 주기적으로 종목을 교체하거나 비중을 조절하는 것
다양한 투자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입니다. 그 중에서 제가 관심이 가는 투자방법 몇 개만 기록하도록 하겠습니다.
NCAV(Net Current Asset Value) 전략
- (유동자산 - 총부채)/시가총액 > 시가총액의 1.5배
- 벤자민 그레이엄이 "증권분석"이 제시한 전략으로 워런 버핏도 이 방법으로 엄청난 돈을 벌었으며,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 기대 CAGR는 20% 이상
소형주와 저PBR주
유진파마는 효율적 시장가설을 주장했습니다. 주식시장은 효율적이어서 이용 가능한 정보가 모두 주가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정보를 분석해 매매해봤자 주가 변화가 생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어떤 투자자도 초가수익을 얻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유진파마는 저PBR과 주식 수익과의 관계가 있다는 논문을 발표합니다. 본인의 효율적 시장가설에 본인이 정면으로 반박하는 모습이네요.
- 소형주 + 저PBR 전략
- 기대 CAGR 20% 이상
- 소형주(시가총액 하위 20% 주식)만 매수
- PBR이 가장 낮은 주식 20~30개 매수
- 단, PBR < 0.2 주식은 제외
강환국 슈퍼 가치 전략
- 기대 CAGR 25% 이상
- 시가총액 하위 20% 주식 대상으로 PBR, PCR, PER, PSR 각각 순위를 매김
- 네개 지표의 순위를 더해 통합 순위 작성
- 통합 순위가 높은 종목 50개 매수, 50개를 뽑은 후 30종목을 선택 후 투자
- 연1회 리밸런싱
책을 다 읽고 나니 저도 어서 투자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투자를 하기전 직접 백테스트를 해 보기를 권유했습니다. 손실이 큰 해가 반드시 있으니 확신이 있어야 오래 투자할 수 있다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이런 퀀트 투자법은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15년 이상 투자해야지 결실을 맺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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