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하고 짜증만 내는 당신은 마녀체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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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책

무기력하고 짜증만 내는 당신은 마녀체력이 필요합니다.

by 대충살아볼까 2021. 7. 17.

오랜만에 재미있는 책을 읽었습니다. 사실 재미있다기 보다니는 동기부여가 되는 책인 것 같습니다.

https://youtu.be/XQvt0aWYntc

잠자리에 들기 전 유튜브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보게 된 이영미 작가의 강의영상입니다.

대략 20분 정도 되는 강의를 보고 나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분이 말씀하신 나이 40에 무기력하고 더이상 꿈이나 희망이 없는 사람이 바로 저 자신으로 느껴졌습니다.

다음날 바로 도서관으로 가서 이 분이 쓰신 책 '마녀체력'을 읽어 보았습니다.

전반적인 내용은 유튜브에 올라온 강의에서 하신 말씀과 동일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머리끝에서 찌릿찌릿 한 느낌을 받으며 내 나이 이제 40에 뭔가 할 수 있을것만 같은 그런 기분이 들더라구요.



책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책 편집을 하시는 '에디터'인 작가는 30대에 집안 내력으로 인한 고혈압 질환을 판정 받습니다. '고혈압'이라는 것은 하루 종일 앉거나 누으려고만 하는 '무기력증'이 대표적인 증상이라고 합니다.

남편 또한 나이가 들면서 아랫배가 나오는 전형적이 아저씨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들의 운동회때 아버지 달리기시합이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두 번이나 넘어져서 큰 창피를 당한 후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남편은 나날이 체력이나 건강이 좋아지는 반면 본인은 아무런 변화없는 나날을 보냈다고 하네요.

그러던 중 친구 가족들과 동반으로 지리산을 가게 되었습니다. 거기에서 지리산에 왔으니 정상까지 가보자는 사람과 그냥 보성 차밭이나 보고 돌아가자는 사람으로 파가 나뉘고, 저자는 거기에서 보성차밭이나 보자고 한 사람에 속했습니다. 정상팀은 새벽 일찍부터 부산을 떨며 나갔고, 남은 사람들은 펜션도 정리하고 애들도 돌보면서 산에 올라간 사람들을 기다렸다고 하네요.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작가는 스스로에게 부끄럽고 화가 났다고 합니다. 체력 때문에 하고 싶은 것도 못하고, 보고 싶은 것도 못 보는 본인의 삶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새벽에 수영을 시작하면서 본인의 인생이 달라졌습니다. 체력이 좋아지니 다른 목표도 생기고, 운동으로 인해 실패를 경험하면서 회복 탄력성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나이 40이 되면서 본인의 인생은 더 나아질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제 50을 넘어 60으로 가가고 있는 길목에서 인생의 절정을 달리고 있으며, 더 멋진 60을 기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운동이나 놀이를 통해서 경험해 보는 실패는 일종의 가상현실과도 같다. 스트레스 지수는 비슷하지만, 매우 안전하면서도 얼마든지 다시 도전해 볼 가능성이 열려있다. 현실과 달리 큰 경제적 손실을 입지 않는다. 자주 두드려 맞고도 내일은 더 잘해 보겠다는 마음의 맷집이 강해진다.

사회 생활을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마음의 상처를 받는 일이 많아 집니다. 이럴 때는 '회복탄력성'에 따라서 스트레스의 정도가 달라지는데, 저의 경우는 '회복탄력성'이 천성적으로 낮은편인 것 같습니다.

이런 저에게도 스트레스의 민감도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움직여라 당신의 뇌가 젊어진다. -안데르스 한센-" 에서는 걷기나 달리기를 통해서 스트레스를 감소하거나, 스트레스에 둔감해지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걷거나 달릴때 뇌의 '해마'가 활성화 되면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가 억제되기 때문입니다.

쉽지 않은 인생인데 스트레스라도 덜 받아야 되지 않을까요?

스포츠를 하는 여자아이들은 사회에 나가 리더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실제로 94퍼센트의 여성 리더가 어릴 때 스포츠를 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특히 남자와 같은 필드에서 겨뤄 보고 때때로 이기는 경험이 반복될수록 여자들의 자신감은 더욱더 커질 것이다.

저는 제 딸아이가 되도록 많은 운동을 할 수 경험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5살때 발레부터 해서 초등 1학년때는 수영을 시작했습니다.(코로나 땜에 지금은 못하고 있네요) 그리고 지금은 폴댄스를 배우고 있습니다. 예전에 티비에서 어떤 분이 여자아이는 되도록 운동을 많이 시켜야지 초경도 늦어지고 그만큼 키도 더 클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다른 이유로 제 딸아이 운동에 대해 극성을 보이지만, 저자 말대로 사회에 나가서 남녀가 함께 경쟁하며 성공할 수 있기 위해서는 실패를 많이 경험해야 합니다. 그 실패를 가장 안전한 방법인 스포츠를 통해 경험하는 것은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나는 큰 변화를 싫어하고, 용기가 부족한 범생이과다. 인생이 바뀔 만큼의 큰 기회나 시련을 잘도 피해 나갔다. 내 앞에 놓인 트랙에서 크게 벗어날 생각을 못 했다. 더군다나 나이가 들수록 삶의 키를 돌릴 수 있는 확률은 점점 줄어들지 않는가. 모험보다는 안정과 편안함을 더 희구하기 때문이다. 그랬던 내가, 마흔 넘어 운동을 시작하고 트라이애스론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책이나 읽다 죽어야지 싶었던 에디터의 삶에 대단한 반전을 일으켰다.

저자의 성격은 저와 너무나도 흡사합니다. 저 또한 안정을 추구하고, 모험은 지양하는 겁쟁이형입니다. 나이 40이 되니 이제 남은 인생을 더욱더 안정적으로 살아보자는 생각만 했었습니다. 그 때문인지 몇 년전부터 무기력이라는 나쁜 친구가 찾아왔습니다. 이 무기력은 '각종 잔병' 친구들을 함께 데리고 왔습니다. 몸이 좋지 못하니 생각은 점점 부정적으로 바뀌고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하는 생각이 요즘들어 부쩍 자주 들었습니다.

이 분의 강의를 유트브로 보고나서 바로 다음날 새벽에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이제 일주일 된 것 같네요. 저도 제 삶의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소설가이자 마라토너인 하루키도 <먼 북소리>를 쓸 때부터 어느 나라에 가든지 꼭 달리기를 한다.
"여행지에서 그 동네의 길을 달리는 일은 즐겁다. 주변 풍경을 보며 달리기에는 시속 10킬로미커 전후가 이상적인 속도이다. 자동차는 너무 빨라서 작은 것을 놓치기 쉽고, 걷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동네마다 각기 다른 공기가 있고 달릴 때의 기분도 각각 다르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길모퉁이의 모습, 발자국 소리, 보도의 폭, 쓰레기 버리는 습관 등도 모드 다르다. 정말 재미있을 정도로 다르다."

제작년에 호주 시드니를 가족여행으로 다녀왔습니다. 해변을 따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로 가는길에 많은 사람들이 반바지, 발팔티셔츠를 입고 선글라스를 끼고 달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때는 별 감흥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다음에 외국에 나가면 꼭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미생> 4권에서 프로 기사가 된 장그래를 앞에 두고, 사범은 바둑만 잘 두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오히려 바둑보다 더 중요한 것은 '체력'이라고 말한다.
"네가 이루고 싶은 게 있거든 체력을 먼저 길러라. 평생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되거든 체력을 먼저 길러라. 게으름, 나태, 권태, 짜증, 우울, 분노, 모두 체력이 버티지 못해서, 정신이 몸의 지배를 받아 나타나는 증상이야."

30대 초반에 취미로 복싱을 배운적이 있습니다. 복싱만 배우면 주먹도 피하고, 깡다구도 생길거라 생각했지만, 아니더라구요. 체력이 받쳐주지를 못하니깐 스파링을 해도 1라운드도 못 버텼습니다. 그때 코치가 이런 얘기를 하더라구요. "권투의 80은 체력입니다. 20은 기술이고요." 한마디로 체력만 되어도 어느정도는 한다는 얘기였죠. 예전 2002 월드컵에서 히딩크가 "체력 위주의 트레이닝"을 해서 4강까지 이룬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몸이 아프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뭔가를 하고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지금 제가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 제 스스로에게 "평생 이렇게 살 것인가. 뭔가 다른 삶을 살 것인가"하고 물어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으로 인해 달리기를 시작하였고, 달리기로 인해 제 인생이 좋은 방향으로 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고인이 되신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 대학에서 한 축사에서처럼 이 달리기가 또 하나의 점이 되어서 긍적적인 선으로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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