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자본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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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책

숲속의 자본주의자

by Squat Lee 2022. 7. 20.

 

목차

프롤로그 골수를 맛보는 삶

1장 제철에 블랙베리를 따는 삶
시골에서 자본주의 활용하기
세상에서 제일 게으른 농사꾼
생활비 100만 원
버릴수록 풍성해진다
무엇보다 기쁨으로 먹는 것

2장 어쩔 수 없이 살지 않기 위해 버렸던 것들
꿈이 삶을 가로막을 때
욕망에 항복하는 습관
그것은 나의 권리가 아니다
일단, 감사와 이해를 멈추다
가르칠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다림질의 미니멀리즘

3장 돈 벌지 않는 나와 살아가는 법
스콘 대 발효 빵
참을 수 있는 가난
돈의 기쁨과 슬픔
우리 모두 폐를 끼친다

4장 숲속에서 내 이야기 찾기
세상의 모욕 앞에서 나를 지키는 시선
함께해야 나를 찾을 수 있다
소로의 시시하고 소중한 이야기
삶은 우리를 속이지 않는다
고전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는 법
마당의 피아노

5장 투명해질 때만 보이는 것들
시간을 멈추는 유일한 방법
인간이 신에 가까워질 때
우리 옆집에는 태극기 부대가 산다
모든 것은 나를 속이지 않는 데서 시작된다
누구에게 인정받으면 행복해질까
어떤 일은 내딛으면 이루어진다

에필로그 끝을 보며 지금을 사랑하다
 

 

 

 

소로의 [월든]의 현대판 같은 책이예요. 

기자로 일하던 작가가 미국에서 교육 심리학 박사학위까지 하고서 서울 생활 정리하고 미국 시골에 들어가 살면서 정기적인 임금노동은 하지 않고 원하는 만큼만 일하고 소소하게 생활하며 그런 과정을 글로 쓰며 그 글로 이메일 정기구독 서비스를 운영하시더라구요. 

책을 읽는 내내 이런 삶 부럽다 싶다가도 또 넘 지루할 수도 있겠다 하면서 생각이 왔다갔다 하기도 했구요. 

결국은 이런 다른 사람과 다른 삶을 사람들 대부분이 블로그든 유튜버든 매체의 힘을 빌어 돈을 벌 수 있는 자본주의 덕분에 이런 게 가능하다는 생각으로 마무리 되었네요.

노동으로만 돈 벌며 사는 삶 보다는 시간이나 돈이 다시 돈을 벌어다 주는 시스템을 만들어 조기은퇴를 꿈꾸는저로서는 작가의 편안하게 다가오는 글솜씨가 참 부러웠습니다. 

 

챕터별로 하나하나 좋은 글이더라구요. 구독서비스를 하시며 하나씩 쓰셨던 걸 모아놓은 듯해요.

조금씩 천천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책 쌓이는 게 싫어서 책 사는 걸 싫어하는 저도 이 책은 사볼까 하는 생각이 조금 들만큼 좋았어요. 

 

후기 쓰려고 다시 책을 뒤적거리다가 프롤로그가 정말 넘 좋아서 좋은 부분 남겨봅니다. 

 

 

 

프롤로그

 

나도 내 삶의 골수를 맛보고 싶었다. 나만의 의미와 이야기를 발견하고 싶었다. 그러나 나 자신의 '나담움'이 무엇인지 아는 것은 꽤나 공이 드는 작업니다. 그런 삶의 독특성, 의미, 재미를 주목하고 찾아낼 사람은 우주에 나 한 사람밖에 없다. 섬세하고 주의 깊게, 너그럽게 천천히 들여다봐야만 보인다. 내게 시골은 이런 생각에 마음껏 빠져 있을 만한 넉넉한 공간과 시간, 그리고 적은 생활비를 의미했다. 

 

 

내가 시골 생활에서 사랑하는 것은 넓은 땅을 대체로 놀리면서 받는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이다. 텃밭도 가꾸고, 숲의 생태를 공부하면서 원주민들이 채위했던 식물들을 먹기도 했지만 큰 농사를 벌이거나 동물을 기르지 않았다. 야생에 집이 침버당하지 않을 정도만 최소한의 관리를 하며 조용히 고립을 즐긴다. 새삼스럽게 이웃들과 교류하며 일을 벌이지도 않고, 가족들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주고받거나 몽상에 빠지거나 그때그때 스스로의 욕망에 항복하며 삶의 재미를 느낀다. 이렇게 살아도 되나? 잘 모르겠다. 그렇게 살고 있을 뿐이다.

 

신기하게도 이런 생활을 계속할수록 나는 깨닫는다. 이토록 외진 곳에서 살아도 사회와 나는 싶이 연결되어 있으며, 이런 자유를 누리는 일 역시 자본주의하에게 가능하다는 것을. 숲속에서 내가 뼛속까지 자본주의자라는 사실을 깨달은 셈이다. 나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자본주의는 내 멋대로 살아가기에 가장 좋은 제도다.

 

어디에 있든, 어떤 방식으로 살든, 나만의 방식으로 삶을 음미하는 법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모두가 자신의 일상이 갖고 있는 위대함을 남김없이 캐내어 봤으면 했다. 우리에게는 생각보다 많은 자유가 있다. '어차피 사는 것 이런거야.' 그런 포기만큼은 내 삶에서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 바로 인생의 골수를 남김없이 먹겠다는 소로의 말에 담긴 의미일 것이다. 그렇게 내 삶이 성공과 실패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내 것이 되고, 나만의 이야기, 나만의 의미, 나만의 배움이 된다. 그 삶을 예민한 시선으로 발견해내는 방법을 이 책에 담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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