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완'으로 유명한 '나심 니콜라스 탈렙'이 쓰신 "행운에 속지마라"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경제서적'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사실 경제에 관한 내용보다는 "철학서"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어렵게 느껴져서 두 번을 읽었지만, 여전히 어렵고,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제가 배경지식이나 독서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또 한번 느꼈습니다.
"온갖 상황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불행을 돌아보면, 우리는 현재의 기쁨에 자만해서도 안 되고, 언제든 바뀔 수 있는 행복을 보고 감탄해서도 안 되는 법입니다."
솔론이라는 그리스 입법 의원이 리디아왕 크로이소스에게 한 말입니다.
당대 최고의 부자로 통하는 인물인 크로이소스는, 솔론에게 인정을 받고 싶어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봤을때 솔론이 말한 경고(?) 입니다. 이 후 크로이소스는 페르시아 왕 키루스에게 전쟁에 패한 후 화영을 당할 참에 "솔론, 당신이 옳았오"라고 말했습니다. 키루스가 그 의미를 묻자 설명을 해 준 후 키루스도 같은 운명에 처할 수 있다는 생각에 크로이소스를 풀어 주었습니다.
나심 탈렙이 전하려고 하는 말은 이 이야기에 모두 담겨져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분은 지극히 회의론자입니다. 대부분의 성공한 CEO와 부자는 운으로 되었다고 얘기하고, MBA 학위를 딴 사람과 주식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을 멍청하다고 비난합니다.
사실 이 분의 살아온 배경을 알면 나심 탈렙이 왜 회의론자가 되었는지 이해하기가 한결 수월합니다.
나심 탈렙은 레바논의 그리스 정교집안에서 비교적 부유하게 자랐습니다. 할아버지가 내무부 장관이셨으니 아마도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는 상위층이 아니었을까 짐작해 봅니다.
하지만, 레바논에 내전이 발생합니다. 사람들은 내전이 발생할 당시에 내전이 일어난 줄도 몰랐던 사람이 많았고, 며칠지나서 끝날거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이 내전은 17년이 이어집니다.
내전으로 인해 나심 탈렙 집안의 재산은 다 날라갔고, 급기야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됩니다.
미국에서는 와튼수쿨을 졸업하고 월스트리트에서 투자회사인 CSFB에서 파생상품 거래로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1986년에 미국주식 22%가 폭락한 블랙먼데이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런일을 겪고 나심 탈렙은 '인간의 지식은 보잘것이 없고, 인간은 한치앞도 예측할 수가 없구나'라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마침 2007년에 '블랙스완'을 발매하고나서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나심 탈렙은 '현자의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1부에서는 '네로'와 '존'이라는 인물이 나옵니다.
'네로'는 교수직이 따분하고 싫어서 투자회사에 근무합니다. 이 사람은 월스트리트에서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한 순간 망해서 직장을 잃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본인은 대학으로 돌아가는 것이 너무나 싫어서 이 일을 아주 길게 하고 싶어합니다.
'네로'는 국채를 거래합니다. 수익도 크지 않으며, 인기가 없어서 결국 회사에서 인정도 받지 못합니다. 하지만, '네로'는 이 일에 만족합니다. 큰 위험이 없고,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서 좀 더 안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직장으로 옮깁니다.
네로는 야근을 할 필요도 없고,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도 없습니다. 남는시간에 헬스장을 가거나 책을 읽음으로써 병원도 갈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어느날 이웃집에 '존'이라는 사람이 이사를 옵니다.
이 사람은 '하이일드 채권' 즉 정크본드를 거래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수익도 높아서 회사에서 엄청난 연봉을 받고, 고속승진을 합니다.
'네로'의 아내는 '존'의 아내와 마주칠때 마다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네로'도 부유한 편이지만, '존'에 비하면 한없이 초라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네로'도 인간인지라 '존'을 보면 시기심이 발동합니다. 하물며 '존'은 '네로'보다 5살이 어리지만, 재산은 훨씬 많습니다.
그러던 중 하루는 '존'이 집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업계의 특성상 직감적으로 '존'이 투자에 실패 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더욱이 '존'은 본인의 재산까지 투자를 하는 바람에 하루아침에 망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나심 탈렙은 우리 주위에도 있을법한 일을 통해서 본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합니다.
항상 주위에는 나보다 더 잘난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씩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곤 합니다. 특히나 TV에서 잘 나가는 유명인이 하루아침에 인생이 바뀌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인생사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나심 탈렙은 이 책을 통해 대부분의 성공은 '운'에서 비롯되었고, 역사를 대체해서 또 다시 성공할 확률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우리가 보는 자기계발서나 성공한 사람들의 책 또한 결과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고 합니다.
MS의 빌게이츠도 운으로 부자가 되었고, 모든 성공한 CEO나 부자들도 당연히 '운을 모르는 바보'라고 얘기를 합니다.
'소음과 정보의 차이' 에서는 주식창을 자주 들여다 보는것에 대하여 얘기를 합니다.
1. 시간 척도가 짦으면 실적이 아니라 변동성을 보게 된다. 다시 말해서, 편차만 볼 뿐이다. 그래서 기껏해야 편차와 수익이 뒤섞인 모습을 보는 것이지, 수익을 보는 것이 아니다.(하지만 우리의 심리는 이런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2. 우리 심리는 이런 사실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지 않다. 치과의사는 더 빈번하게 확인하느 것보다 매월 거래명세서를 확인하는 편이 더 낫다. 아마도 1년에 한 번만 명세서를 확인한다면 훨씬 나을 것이다.(당신 스스로 심리를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자신의 심장박동이나 머리카락 성장까지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도 있음을 명심하라.)
3. 휴대전화나 포켓용 컴퓨터로 실시간 주가늘 확인하는 투자자를 볼때마다 나는 웃고 또 웃는다.
무작위 사건을 너무 깊이 들여다보는 사람들은 육체적으로도 탈진하게 되고, 잇달아 겪는 고통 때문에 감정도 메말라버린다. 사람들이 어떤 주장을 하든, 손실 때문에 겪게 되는 고통은 이익에서 온는 기쁨으로 상쇄디지 않는 법이다.(일부 심리학자의 분석에 따르면, 손실에서 오는 부정적 효과는 이익에서 얻는 긍정적 효과보다 강도가 2.5배나 크다.) 따라서 심리적으로 적자 상태에 이르게 된다.
주위에 항상 핸드폰으로 주식창을 보고 있는 사람들이 간혹 있습니다. 이 분들은 일 할때나 밥먹을때, 하물며 가족과 함께 있어도 핸드폰으로 주식창을 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주식창을 보고 있으면 수익이 더 나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루종일 많은 신경을 거기에 집중하는데 과연 피곤하지는 않을지 궁금하네요.
주식은 오래 보유하고 있으면 변동성이 줄어듭니다. 변동성은 곧 Risk이며, 변동성이 줄어야 수익이 창출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핸드폰으로 정말 주식창을 달고 사는 모습을 보곤 합니다. 수익이 여부를 떠나서 개인의 삶이 피폐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는 일상생활에 있어서까지 합리적이고 과학적일 필요는 없다. 현대 생활은 우리를 정반대 방향으로 몰고 가는 듯하다. 종교나 개인적 행동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지성적이 되는 반면,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처럼 운에 지배되는 문제에 대해시넌 지극히 비합리적이 된다.
100% 공감이 갑니다. 아내와 얘기할때 이성적인 척 하지만, 주식투자에서 감에 의존하는 제 모습을 볼때마다 제 자신이 한심해 보입니다.
인간의 두뇌는 비선형성을 이해하기에 부적합하다. 두 변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을 때, 사람들은 한 변수에 꾸준히 입력하면 다른 변수에 반드시 결과가 나오리라고 생각한다. 이는 우리의 심리가 인과관계를 선형적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매일 공부하면 이에 비례해서 무엇인가를 배운다고 생각한다. 매일 공부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느낌이 들면, 우리는 심리적으로 사기가 저하된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인과관계가 선형적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1년 동안 공부해도 전혀 배우지 못할 수 있지만, 허망한 실적에 포기하지 않는다면 어느 순간 갑자기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투자의 세계에서는 시장이 하락했을 때 증권을 보유하면 이득을 얻지만, 사람들은 임계점에 도달할 때까지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대부분 보상을 받기 직전에 포기해버린다.
예전에 읽은 '주식 오프너'라는 책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옵니다. 적절히 분석하고 산 주식은 한 동안 반응이 없다가 수익을 나는거는 어느순간 짧은 기간에 이루어진다고 하더라구요. 이런걸 말콤그레드웰의 책을 빌어서 표현하자면 '티핑포인트'라고 부릅니다.
인생의 많은 부분이 비례해서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경험상 꾸준히 하다보면 결국 성과를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나는 인간이 정확한 일정에 적합한 존재가 아니라고 확신한다. 인간은 소방대원처럼 살아야 한다. 화재가 언제 발생할지 모르므로, 일이 없는 동안에는 편안하게 뒹굴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야 한다. 안타깝게도 본의 아니게 최대화를 추구하는 사람도 있다.
열심히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번 열심히 살 필요는 없다는 얘기로 받아들여집니다. 직장에서 일을 하다보면, 일이 몰릴때는 숨쉴 시간도 없이 바쁘지만 한가할때는 이렇게 일하고 월급 받아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습니다.
사람이란 완벽할 수 없고, 오류투성입니다. 당연히 미래는 한치 앞도 모르는 거죠. 매일 최선을 다해 사는 것 보다는 강약을 조절하며 사는 것이 더 지혜로운 행동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결국, '네로'는 헬기사고로 갑자기 죽게 됩니다. 위험을 극도로 회피하는 사람도 결국 본인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진리를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느껴집니다.
인간은 미약한고, 초라한 존재임을 인정하면서 겸손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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