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이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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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책

고민이 고민입니다.

by 만초손겸수익 2021. 1. 10.

새해가 되면서 제 자신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에 도서관에서 심리학 책을 잔뜩 빌렸습니다.

 

이 책은 올해 2번째 읽은 책입니다.

 

첫 번째는 일본인 심리전문가가 쓴 책인데 제 가슴에 와닿지 않아서 기록을 하지 않았으나, 이 책은 공감가는 부분이 많아서 두번 읽고 블로그에 기록을 남기고 있습니다.

 

저는 고민과 걱정이 많은 성향입니다. 예전에 북한에서 해안포를 쏴서 연평도를 공격했을때 라면과 생수를 사서 항상 차에 싥고 다녔고,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해 가족이 서로 떨어지면 어디에서 만나자는 것도 아내에게 얘기 했었습니다.

 

좀 걱정이 심한 타입이죠? 이 뿐만이 아닙니다. 회사에서도 상사가 제 인사를 안 받아주거나 동료들이 무심결에 저에대한 태도가 차갑다 느낄때 집에와서 속알이를 하곤 합니다.

 

문제가 심각하다 생각하지는 않지만, 올해부터는 조금이라도 달라지고 싶다는 마음에 관련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책을 고를때 항상 저자를 먼저 봅니다. 일종의 선입견인데, 저자가 전문가가 아니라고 판단이 되면 책을 읽는 내내 의심이 가더라구요. 

 

이 책의 저자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건대 의대에서 학생을 가르치시고 있는 "하지현 교수님" 입니다.

 

여타의 심리관련 서적과 이 책의 다른 점은 '뇌과학'과 접목해서 심리적으로 걱정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서 제시하고 있습니다.

 

성숙한 어른은 제대로 고민한다.

고민을 잘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잘 알아야 한다. 하나는 나의 감정이고, 다른 하나는 뇌의 작동 메커니즘이다.

 

사실 우리의 뇌는 수만년에 걸쳐서 진화되었습니다. 먹고, 자는 등의 기본적인 기능을 하는 원시뇌인 '간뇌' 부터 포유류만 존재하는 변역계 그리고 그 위에 뇌의 여러개의 피질을 포함한 부위를 통틀어 대뇌피질 까지 3단계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간뇌는 가장 안쪽에 위치하고 그 위에 변역계 그리고 가장 바깥에 대뇌피질이 위치하고 있으며, 위로 갈 수록 고차원적인 기능을 한다고 합니다.

 

평소에는 이성적으로 행동을 하다가도 불안하거나 위험이 발생하면, 이런 원시뇌가 작동해서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걱정, 불안으로 작용해서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들어오는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잠시 저장해놓는 주차장 같은 의식공간이 있는데, 이 정신적 작업 공간의 기능을 하는 것이 바로 작업기억(working memory) 이다.

 

컴퓨터에 비유하자면 하드디스크나 SSD가 뇌의 해마에 속하는 기억 저장 장치라면 작업 기억은 켜져 있는 동안 정보를 처리하고 전원을 끄면 그 안의 정보는 사라져버리는 캐시나 RAM 메모리와 같다.

 

작업 기억 역시 마음안에 담아두고 있으면서 해결되지 않은 마음의 짐을 가지고 있을 때 문제가 생긴다. 쉽사리 판단하거나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작업 기억의 공간을 차지해버리면, 다른 일들에 집중하고 정보를 처리할 공간이 줄어든다. 

 

이러한 작업 기억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평소 고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매우 중요하다. 뇌의 유한한 공간을 상시적 고민이 차지하고 있을 때, 비본질적인 스트레스 요인이 개입할 때 , 통증이나 시간 부족, 감정적 어려움의 요소가 있을 때, 한 번에 여러가지 다양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있을 때 문제가 발생한다.

 

걱정거리가 많아 질때 업무도 잘 안되고, 누구와 대화를 할 때 집중이 잘 안되어서 오해를 사는 일이 가끔씩 있습니다. 원래 그런줄로만 알았지 이런 작업기억이라는 것이 있는지 몰랐네요.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집안에 무슨 일이 있는 사람이 학업이나 업무에서 성취도가 낮을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이런 뇌의 가용성 때문이라고 합니다.

 

흔히 인간은 뇌의 10퍼센트만 사용하고 나머지 90퍼센트는 놀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아인슈타인조차도 뇌의 10퍼센트만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100억 개의 뉴런으로 구성된 인간의 뇌에서 매 순간 동시에 활성화되는 세포는 2~5퍼센트 정도지만, 활성화되는 영역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뇌를 10퍼센트 이하로 사용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오히려 뇌의 전 영역을 사용하기 때문에 한 번도 사용되지 않는 뇌세포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뇌 자체의 용량과 한계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우리가 쓸 수 있는 뇌의 능력치가 다르다는 점이다. 물론 우리는 메타인지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파악할 수 있고, 그것이 성인의 인지 능력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제가 인정해야 하는 부분은 저의 한계입니다. 어릴때는 모든것을 다 할 수 있을것만 같았으나 나이가 들면서 점차 내가 생각하는 모습과 현실과의 괴리가 커지면서 함께 내 마음도 힘들게 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소크라테스가 얘기했듯이 "너 자신을 알라"가 결국 모든일의 시작이 될 것 같습니다.

 

자신의 능력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메타인지'라고 한다. 메타인지는 1970년대 발달심리학자인 존 프라벨(Jone H. Flavell)에 의해 만들어진 용어로, 내가 아는 부분과 모르는 부분을 정확히 알고, 혼자 할 수 있는 것과 도움을 구해야 하는 것을 구별할 줄 아는 능력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메타인지가 안 되는 사람은 욕심과 성실성으로 능력 이상을 해내려다가 포기해버리거나, 불안이 앞서서 자기 능력치보다 훨씬 적게 고민하고 쉽게 결정해버린다. 이는 특히 10대에서 20대 초반 사이에 자연스럽게 관찰할 수 있다.

 

올해 부터는 저 자신을 좀 더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야 겠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못하는 일,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잘 하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여태껏 누구나 노력을 한다면 할 수 있다는 소위 불도저식 사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로인해 다른 사람과의 마찰도 적지 않게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좀 더 제 자신에 대해 파악을 하고, 그로 인해 남들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겠습니다.

 

노력, 재능, 환경만큼이나 중요하게 인생에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이 랜덤으로 작용하는 운이다.

 

절절한 수준 이상의 능력을 갖췄고 나쁘지 않은 방식으로 제대로 고민한 후 결정을 내렸다면 그 다음의 일에는 운의 영역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인정하자. 적당한 성공과 큰 성공의 차이는 운이 가른다.

 

살면서 노력을 열심히 하였으나 잘 안 풀릴때가 있습니다. 이럴때 저는 노력이 부족한 제 자신을 탓하며 원인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로 인해 저 뿐만 아니라 주변사람까지 제가 만든 가시에 아파한 적이 적지않게 일어났던 것 같습니다.

 

이제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 좀 더 관대해지고 여유를 가져야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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