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도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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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책

걱정도 습관이다

by 만초손겸수익 2021. 1. 13.

올해 읽은 두번째 걱정관련 책 포스트입니다.

 

이 책은 정신과 전문의인 '최명기 교수님' 쓰셨습니다.

 

들어가는 글에 인상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걱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

 

정신과를 찾을 정도는 아니더라도 누구나 살아가며 걱정이 끊이질 않아 괴로웠던 적이 한두 번쯤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런 횟수가 얼마나 많으냐는 것인데, 이는 사실 타고난 성격에 따라 어느 정도 달라지는 편이다.

 

심리학자들은 인류의 공통적인 성격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수십년간 동양인, 백인, 흑인, 오지에 사는 원주민을 연구했다. 그 결과, 가장 주가 되는 성격 요인을 다섯 가지로 규정하고 이를 빅 파이브라고 표현했다. 빅 파이브는 외향성 , 신경성, 성실성, 친화성, 개방성이다. 이 다섯가지 요소가 어떻게 조합을 이루느냐에 따라 사람마다 성격 차이가 발생한다. 다섯 요인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높다 --------------- 낮다
외향성 욕심 많고 열정적임 수동적이고 조용함
신경성 신경질적이고 걱정이 많음 균현적이고 안정적임
성실성 계획적이고 꼼꼼함 동적이고 실수를 많이 함
친화성 사람을 잘 믿고 감정 이입을 잘함 비협조적이고 적대적임
개방성 창조적이고 독창적임 실용적이고 보수적임

 

불안하고 겁이 많은 이들은 신경석 경향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으며 위험을 회피하려고 한다. 당신이 남들에 비해 유독 걱정이 많아 괴로위하는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면 이 유형에 속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신경성과 성실성 기질이 합쳐진 경우에도 일이나 생활에서 자기 기준이 지나치게 높은 데 따른 걱정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가 발생할 수 있다. 신경성과 친화성 기질이 모두 높은 사람들은 남의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하고, 남의 일을 자기 일처럼 받아들이며 쉴 새 없이 걱정을 한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그 외에도 대체로 다음과 같은 성향을 띤다.

 

  • 남의 눈치를 많이 본다.
  • 실수를 할까 봐 두려워한다.
  • 주변 사람들로부터 예민하다는 말을 곧잘 듣는다.
  • 스스로 정신력이 약하다고 느낀다.
  • 나를 피곤하게 만드는 상황이나 사람은 회피하려 든다.

이 부분을 보니 제가 지금 마주하고 있는 문제를 꼭 집어서 말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 스스로 "빅 파이브"의 성향이 높다고 생각이 들며, 이로 인해 걱정이 많은 편입니다.

 

이 책은 총 4단계를 통해서 걱정 많은 사람들을 위한 해결방법을 제시합니다.

 

1 단계 나란사람 이해하기

2 단계 일상 속의 작은 노력

3 단계 마침내 결단 그리고 결정

4 단계 더 단단한 나를 향해 한 걸음

 

1 단계 에서 "자꾸 남의 눈치를 보게 되는 사람" 부분은 평소에 제가 눈치를 보는 원인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어린아이에게 부모는 절대적인 존재다. 따라서 부모가 야단을 치면 아이들은 무조건 자신을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어린아이가 느끼기에 부모는 언제든 자신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존재다. 때문에 행여 마음속으로 부모를 욕하더라도 곧 그것을 부모에게 들킬까 봐 두려워한다. 동화 속의 계모는 항상 악의 화신처럼 그려진다. 부모에 대한 증오를 심리적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생모가 미운 존재일 수는 없으니, 생모에 대한 증오를 계모에 대한 분노로 대치하는 것이다. 사춘기를 지나 성인이 되면 부모에 대해 두려움을 완전히 떨치지 못한 성인의 경우 여전히 그 감정이 잠재의식 속에 자리르 잡고 있다. 그래서 부모가 아닌 타인을 대할 때 그 감정이 투영되곤 한다.

 

제가 눈치를 많이 본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된 것은 군대 훈련병 시절이었습니다. 누구나 처음이고 두려운 훈련소 생활이지만, 전우조 동기가 저보고 "왜이리 눈치를 많이 보냐?"라고 물어 보더라구요. 그 이후에도 회사에서 회식자리나 사장님 등 임원들과 자리를 가질 때 가끔씩 주위에서 눈치를 많이 본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어렸을때 저는 말 잘 듣는 아들이었습니다. 다른 형제들에 비해서 크게 혼난적도 없으며, 부모에게 대들거나 방황을 한 적도 없는 것 같습니다.

 

부모님께 혼날까봐 두려워 그랬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유독 성인이 되어서도 눈치를 많이 보게 된 것 같습니다. 

 

눈치보는 것을 달리 말하면 다른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을 "눈치없는 사람"으로 부르기도 하니 "눈치"가 항상 나쁘다고 얘기할 수도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 뭐든지 과하면 문제가 되겠죠?

 

그리고 눈치를 보는 사람들의 특징은 "재앙화 경향"이 두드러 집니다. 상황을 과장되게 해석하고, 최악의 경우를 상상합니다.

 

때때로 주위 사람들이 너무 의식될 때는 그냥 눈을 감을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내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일반적인 기대에 무작정 부응하기 위해 나를 소진시키는 것은 스스로에 대한 학대와도 같습니다.

 

내 감정의 주인이 되는 감정 일지를 쓰자

 

감정 일지 쓰기 Part 1 - 감정에 점수 매기기

감정 일지 쓰기 Part 2 - 생각의 오류 찾아내기

감정 일지 쓰기 Part 3 - 달라진 감정 상태 확인하기

 

 

감정일지는 아니지만, 2014년부터 우연히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회사원의 특성상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부분이라 감정소모가 심한 날에는 일기에 내 감정을 솔직하게 적기도 하고 남 욕을 시원하게 쓰기도 했습니다.

 

신기하게도 글로 적은 이 후에는 감정도 어느정도 정리가 되고 화도 가라앉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교육학을 전공한 아내에게 물어보니 글을 씀으로써 감정이 해소된다는 이론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Part 2에서 설명하는 생각의 오류는 과잉 일반화, 장점 깎아내리기, 자기 비난, 마음의 색안경(선택적 추상화), 이분법적 사고(흑백논리), 그릇된 마음 읽기(잘못된 심리 추측), 점쟁이 오류, 과대평과 혹은 과소평가, 판단하고 명령내리기(반드시 명령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 재앙화, 남 탓으로 돌리기, 감정적 추론, 나쁜 별명 붙이기(어쩌다 한 번 생긴 일을 가지고 스스로를 규정짓는 것) 입니다.

 

이런 오류를 생각하면서 감정을 정리한다면 제 자신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쁜 짓 좀 한다고 큰일 나지 않는다.

 

심리학자인 토머스 해리스(Thomas Harris)는 자신의 저서 <마음의 해부학>에서 삶의 자세를 다음 네 가지로 나눈다.

 

  • 자기긍정 - 타인긍정
  • 자기긍정 - 타인부정
  • 자기부정 - 타인긍정
  • 자기부정 - 타인부정

소심하고 걱정이 많은 이들은 자신에게 엄격하고, 타인에게는 너그러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항상 자신이 올바르게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스스로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사실 이런 사람들은 자기 기준이 워낙 단단해 타인에게도 너그러울 수가 없다. 다만 그것을 전면에 드러내지 못할 뿐이다. 이들은 남에 대해 마음속으로는 엄격하지만 정작 상대가 멋대로 행동해도 뭐라고 하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자기만 지킬 것 지키고 살면서 억울해한다. 타인은 비윤리적이고 게으르고 표리부동하며 무례하고 무책임하다고 여긴다. 이게 상처를 받으며 자기만 올바르게 사느라 희생한다고 생각한다.

 

저 자신의 모습을 책에서 얘기하고 있는것만 같네요.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고 있는 사람을 개인적으로 좋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연기로 인해 남에게 피해를 주고, 가래나 침을 뱉고, 길거리에 담배꽁초를 버리는 모습을 보면 제 얼굴이 찌푸려 지더라구요.

 

흡연을 하시는 분들도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풀거나 사정이 있을텐데 제가 너무 과민반응을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런 저의 성격이 제가 "자기부정-타인긍정" 유형일 가능성이 높아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되네요.

 

이런 민담이 있다. 옛날 옛적에 어떤 사람이 있엇는데, 그는 너무나 정직해서 장사를 하면 항상 손해를 봤다. 하루는 그가 산신령을 구했다. 산신력ㅇ이 그 대가로 소원을 말하라고 하자 그는 자신이 너무 정직해서 문제라고 했다. 그러자 산신령은 그에게 심장을 떼어서 보관하는 능력을 주었다.(과거 사람들은 마음이 심장에 있다고 믿었다). 그 사람은 장사를 하기 위해 집에서 나올 때는 심장을 장롱 깊숙히 숨겨놓고 나왔다. 집에 돌아와서 심장을 다시 가슴에 끼워 넣으면 원래의 착하고 정직한 자신으로 돌아왔다. 밖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는 보통 사람으로 사회적인 관계만 유지하면 된다.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자신도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보여주면 그만이다. 이렇게 사람들을 대하는 가면을 만드는 것도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저의 아내는 제가 '융통성이 없는 사람'이라고 종종 얘기를 합니다. 고속도로에서 빠질때 끼어들기는 절대 안하고 항상 맨 뒷줄에서 차례를 기다리며 앞에 끼어드는 차들에게 양보하는 제 모습을 볼때는 많이 답답했을거라 생각합니다.

 

제 스스로 생각해도 모든 일에서 소위 말하는 "제 밥그릇 못 지키는 사람" 또는 "다 주고도 욕먹는 사람"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어릴때부터 여러가지 환경과 상황이 저의 성격을 이렇게 만들었나 봅니다. 비단 나쁘다고만 얘기할 수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제 자신을 지키기 위해 "가끔 나쁜사람"이 되어 보는것도 괜찮은 방법 같습니다.

 

가면을 써서 상황에 따른 역할을 하는 것도 시도해 볼만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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