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평점 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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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책

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평점 8점)

by 만초손겸수익 2020. 9. 19.

 


허지웅의 신간이다.

허지웅에 대해서 기억하는 것은 작가면서 방송인이라는 것과

혈액암의 일종인 악성림프종을 잘 극복하고 얼마전 '나혼자산다'에 출연했던 것 정도였다.

 

아프기 전, 방송에서 보여지는 그는 뭔가 뾰족하면서도 당당하고 솔직한 이미지였는데

항암치료를 무사히 마친 후 그의 모습은 무척 부드러워지고 담백해진 느낌이었다.

 

아픔을 견뎌낸 후, 

그는 많이 달라진 것 같다.

그 아픔이 얼마나 잔인하고 힘들었을지 감히 상상할 수 없지만

이 책에서 보여지는 그는 매우 따뜻하고, 사람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다.

 

에세이 형식이다 보니

여러 장르에 대한 그의 생각이 나올 수 있지만

이 책은 진짜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아우른다.

 

투병 에피소드, 새로운 시도에 관한 시선, 불행에 대처하는 방법, 영화 <라라랜드>의 만약에, 내 인생의 일곱가지 장면과 행복, 위로, 영화배우 존 메릭(feat. 평범함),기억, 인간관계, 종교, 자본주의, 다큐멘터리, 정치와 피해의식(닉스:케네디), 니체, 1960년대 한국영화, 프로이드, 스타워즈 등 

 

그 중 몇 가지는 너무 생소해 적지못한 것도 있다. 

 

그런 부분은 언젠가 다시 보면 달리 보일지도 모르니 다음 날을 기약하기로 하고

 

읽으며 마음에 꼭 담아두고 싶은 몇몇 부분을 발췌헤서 남기고 싶다. 

 


 

목차

 

목차를 보면 대략의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 대략 예상이 되어

책을 읽기 전과 다 읽은 후 목차를 본다.

 

이 책은 총 3part로 이루어져 있다.

 

 


 

 

* 우리에게 필요한 건 결론이 아니라 결심이다.*

 

결론에 사로잡혀 있으면 정말 중요한 것들이 사소해진다.

결론에 매달려 있으면 속과 결이 복잡한 현실을 억지로 단순하게 조작해서 자기 결론에 끼워 맞추게 된다.

세상은 원래 이러저러하다 거창한 결론에 심취하면 전혀 그와 관계없는 상황들을 마음대로 조각내어 이러저러한 결론에 오려붙인 뒤, 보아라 세상은 이렇게 이러저러하다는 선언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생각은 정작 소중한 것들을 하찮게 보게 만든다.

 

거창한 결론이 삶을 망친다면 사소한 결심들은 동기가 된다.

그리고 그런 사소한 결심들을 잘 지켜내어 성과가 쌓이면 삶을 꾸려나가는 중요한 아이디어가 될 수도 있다.

 

살다보면 내가 판 함정(고집, 장담)에 내가 걸려들어 되돌리기 어렵거나

다른이의 시선을 신경쓰다가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큰 선언이나 섣부른 결론보다는

소소한 결심들을 지켜내려는 매일의 습관과 의지가 나를 빛나게 해 줄 것이다.

 

 

* 불행에 대처하는 방법*

 

네가 생각하고 있는 그것 때문에 벌어진 일이 아니다

벌어질 일이 벌어진 거다.

그러니까 괜찮다.

찾을 수 없는 원인을 찾아가며 무언가를 탓하느라 시간을 낭비하는 대신에 수습하고, 감당하고, 다음 일을 하자.

그러면 다음에 불행과 마주했을 때 조금은 더 수월하게 수습하고, 감당하고, 다음 일을 할 수 있다.

 

내가 나를 용서할 수 없을 만큼의 큰 실수를 저질렀을 때, 넘 걱정되는 일이 일어났을 때

이것을 기억하면 좋을 것 같다.

나 때문이 아니니 괜찮다.

원인만 탓하느라 낭비할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다음 일을 하자.

 

* 만약에 *

 

라라랜드의 마지막 시퀀스

 

주인공들이 다시 만나고, 그들이 가장 행복했을 것 같은 버전의 '만약에'가 화면을 채운다.

즐겁고 행복해 보이지만 사실 그럴 리가 없다.

주인공의 가정은 완전무결한 환상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논리도 없고 앞뒤도 맞지 않으며 등장 인물들은 상황에 맞지 않게 행동하고 시공간은 수시로 허물어져 뮤지컬 스코어와 함께 어우러진다. 말 그대로 실현 불가능한 상황이다. 

모든 선택의 순간 가장 최상의 결과만이 존재한다면, 이라는 가정 아래 만들어진 판타지다. 

 

라라랜드 봤을 때 마지막 장면이 왜 그렇게 된 건지 이해가 안 되었었는데, 이 글을 보고 완벽하게 이해를 했다.

 

만약 생살을 긁어 파내듯 아프기 짝이 없는 <라라랜드>의 현실적인 버전을 보고 싶다면 라이언 고슬링이 출연한 영화 <블루 발렌타인>을 보는 게 나을 것이다. 이 비관적이고 현명한 영화는 연애 문제를 앓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이터널 선샤인><500일의 썸머>와 함께 불멸의 레퍼런스로 오랫동안 언급될 만하다. 

 

<라라랜드>부터 <블루 발렌타인><이터널 선샤인><500일의 썸머> 순서로 쫘악 영화 보고 싶어진다.

 

 

* 포스가 당신과 함께하기를 바란다는 말

 

<스타워즈>의 진정한 의미는 광선검이나 검은 헬멧으로부터 나오는 게 아니다.

<스타워즈>는 재능있는 젊은이를 질투하거나 두려워할 것인지, 아니면 축복하고 응원해줄 것인지에 관한 이야기다.

<스타워즈>는 분노와 피해의식에 점령되어버린 청년의 선택이 어떻게 세계를 망쳤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스타워즈>는 민주주의가 얼마나 쉽게 부패할 수 있는지, 그것을 다시 회복하는 데에 얼마나 많은 노력과 희생이 필요한지에 관한 이야기다.

 

<스타워즈> 아직도 보지 못했다.

시리즈가 많기도 하고 초반에 나온것은 너무 오래전것이라 유치하기도 하고 산만해서 엄두가 안나기도 했다.

하지만 위 글 다음에 허지웅의 <스타워즈>대략 줄거리를 보니 흐름이 보인다.

시작해보고 싶어진다.

 

평가에 잠식되어서는 안 된다. 

평가와 스스로를 분리시켜야 한다. 

마음에 평정심을 회복하고 객관성을 유지하자.

그것이 포스가 말하는 균형이다.

언젠가 반드시 여러분의 노력을 알아보고 고맙다고 말할 사람이 나타날 것이다.

끊임없이 가다듬고 정진하고 버틴다면 반드시 그날이 온다.

 

포스가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바라며.

 

 

<스타워즈>를 다 보고 이 문맥을 다시 읽어본다면 지금의 나보다 더 큰 감동과 이해가 되리라 예상된다.

꼭 봐야겠다.

그리고 다시 이 글을 읽어봐야겠다.

 


 

살고 싶다는 농담:허지웅 에세이,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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