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후기 - 평창 화기애애 단풍 캠핑장(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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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후기 - 평창 화기애애 단풍 캠핑장(2022년 6월)

by Squat Lee 2022. 6. 10.

토~월까지 연휴기간이라 당연히 차가 많이 막힐거라 생각하고 새벽 일찍 집에서 나섰다.

경기도로 올라온지 15년이 넘었지만, 경기도 사람들이 이렇게나 부지런 하다는 점이 아직 적응이 되지 않는다.

새벽 6시도 안 되었는데, 고속도로에 사람들이 이리도 많다. 다들 코로나 때문에 갇혀있던 과거 2년을 보상받고 싶은 모양이다.

1시간 30분을 예상했는데, 2시간 걸려서 캠핑장에 도착했다.

두번째로 와 보는 화기애애 캠핑장이다.

지난번에는 횡성자연휴양림 예약에 실수가 있었고, 그 덕에 여기에 우연히 예약해서 재밌게 놀고 갔었다.

이번에는 풀북이라고 하지만, 그때의 기억이 너무나 좋아서 많은 기대를 안고 다시 왔다.

여기 캠핑장은 지정된 자리가 아니라서 원하는 자리를 얻으려고 일찍 왔지만, 오늘 단체 손님이 많아서 결국 사장님이 지정해 주는 자리에 피칭하게 되었다.

나는 살짝 기분이 나빴지만, 아내는 오히려 지금 자리가 더 좋다고 한다. 상당히 긍정적이신 분이다.

위의 사진에서 "Snowline"이 있는 쪽이 어닝을 만드는 입구고, 반대쪽이 이너텐트 자리다. 우리는 계곡쪽으로 입구를 만들어야 하는데 내가 착각했다.

결국 팩을 뽑아서 텐트 방향을 돌린 후 다시 팩을 박았다. 이런 실수를 하다니 내 자신에게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다음에는 더욱 정확하게 칠려고 연습을 더 많이 하는거라 생각했다.

일어나자마자 열심히 달려서 왔더니 상당히 허기가 졌다.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라면과 볶은밥을 먹었다. 이정도 허기라면 라면만 먹어도 상당히 맛있을텐데, 어묵까지 넣어서 먹었다. 이 순간 세상 부러울게 없었다.

황금알볶음밥이다. 냉동식품이라 조리시간이 짧고, 상당히 맛있다. 이 제품은 캠핑에서 상당히 유용하다.
캠핑장에서 먹는 음식은 모두 맛있다. 울 딸은 캠핑가면 특히나 잘 먹는다. 사실 딸 뿐만 아니라 아들, 아내까지 다 잘 먹는다. 우리 가족은 캠핑 체질인가보다.

우리 텐트는 볼 수록 잘 산것 같다. 개방감이 좋아서 제법 더운 날씨였는데도 환기가 잘 되어서 텐트 내부가 나름 시원했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사진이 잘 나온다. 요런 사진들은 우리애들이 커서 보게되면 많은 추억들이 떠오를 것 같다.

여기 캠핑장은 계곡과 가깝다는 점이 장점이다.

6월인데도 아직까지 계곡물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나는 물에서 5분도 못 버티겠는데, 애들은 이 차가운 물에서 한참동안 놀며 다슬기를 잡았다.

원래는 잡은 다슬기로 국을 끓여먹으려 했는데, 가져온 음식도 많고 어떻게 요리를 해야 하는지 몰라서 결국 다시 물에 풀어 주었다.

나름 요리를 해 먹으려고 대구에 계신 엄마에게까지 전화를 드려서 요리법을 물어 봤었다.

하지만 나의 귀차니즘이 의지력 보다 더 커지는 바람에 결국 엄마에게 다슬기를 버린일에 대해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올해 처음 먹는 수박이었다. 테트리스처럼 차에 빼곡히 실은 짐에 수박까지 늘어나서 아내에게 투정을 부렸지만, 항상 그렇듯 결국 아내 말이 맞다.

이 큰 수박을 반으로 잘라서 두 번에 다 먹었다. 우리 애들이 수박을 이렇게나 좋아하는지 처음 알았다.

감자전에 치즈를 뿌려서 막걸리와 함께 먹었다. 감자전은 먹을때마다 느끼지만 정말 맛있다.

이번 캠핑에서 내가 전을 부치는데 남다른 재주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삼촌내 쉐프에서 온 호박전 반죽을 그리들에 부쳤는데, 정말 잘 했다. 가져온 치즈까지 위에 뿌려서 녹여 먹으니 너무나 맛있었다.

캠핑을 오면 항상 낮잠을 잔다. 평일 바쁜 일상에서는 하지 못하는 여유로움을 캠핑장에서 맘껏 즐겨본다.

장작을 20kg나 사서 왔는데, 주변에 죽은 나무가지를 주워왔다.

아내와 아들은 이렇게 나무가지를 주워와서 불멍하는 것을 상당히 좋아한다.

처음 캠핑을 시작했을때는 우드칩만 태웠는데, 나무 장작을 사용하면서는 우드칩을 살 생각을 하지 않는다.

우드칩 특유의 냄새가 싫고, 나무 장작이 탈때 나는 소리와 냄새가 너무 좋아서 돈이 더 들더라도 나무를 사용한다.

아들은 다른 또래 아이들과 다르게 불멍에 적극적이다. 사실 불멍 뿐만아니라 캠핑에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애들이 캠핑을 좋아하니 다행이다.

캠핑에서 다른 메뉴를 항상 고민하지만, 삼겹살 만한 음식이 없다.

야외에서 구워먹는 삼겹살은 그 어떤 맛집의 음식과도 비교할 수 없다.

양파와 마늘까지 구워 먹으니 너무나 맛있었다.

먹다 남은 목살에 비비고 김치찌개를 넣었다.

비비고 김치찌개는 다른 김치찌개 맛과 다르면서 맛있었다. 특이하면서 맛있는 오묘한 느낌이었다.

저녁에 많이 추운 것도 아닌데 잠이와서 일찍 들어갔다. 나와 딸이 이너텐트에 들어간 사이에 아내가 멋진 사진을 찍었다.

이 사진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캠핑을 하고 싶어 할 것 같다.

둘째날 새벽부터 장작에 불을 피웠다. 나와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 중 하나다.

새로 산 토치가 너무나 마음에 든다. 사용하기 편하고 정말 잘 된다. 항상 품질이 돈과 비례하는 건 아닌것 같다.

캐핑장의 아침은 항상 고요하고, 평화롭다. 밤에는 술판을 벌이는 소리, 애들 뛰어노는 소리, 설거지 소리 등 소음에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모두가 자고 있을 새벽은 산새소리, 물 소리, 장작타는 소리외에 아무런 사람들의 소음을 들을 수 없다.

이 시간에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으며, 담소를 나눈다.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벌써 마지막날 아침이다.

비 소식 때문에 짐을 싸서 갈지 우중캠핑을 한 번 해 볼지 고민했다. 가족회의에서 우중캠핑을 한 번 해보자고 해서 비를 맞으며 새벽부터 팩을 박아서 어닝 폴대를 세웠다.

밤새 옆집 젊은 커플들이 술주정을 하는 바람에 잠을 설쳤다. 약간의 복수심으로 일찍부터 부지런을 떨며 소음을 다소 흘렸다.

계곡에서 비 오는 날 아침은 너무나 상쾌하다. 비 냄새와 온도 모든 것이 너무나 좋다.

아내와 딸은 빗소리를 들으며 멍하니 앉아 있다. 딸은 빗소리에 곧 잠이 들었다.

아들은 빗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었다.

우리 애들은 책을 좋아한다. 아내도 독서를 즐기고, 나 또한 나름 독서를 틈틈히 하는 편이다.

아침은 버터치킨카레에 계란후라이다.

아내는 캠핑만 오면 잠을 많이 잔다. 마음이 편해지는 모양이다.

아침을 먹고 짐을싸서 먼 길을 가야하기 때문에 아내가 텐트에 누워서 여유류 부릴 동안 아침준비를 서둘렀다.

그리들은 여러모로 쓸모가 많다.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고, 설거지까지 편하다.

빗줄기가 점점 세지는 바람에 언제 출발할지 고민을 했다.

오후 2시에 날씨가 갠다는 예보가 있어서 그때 짐을 쌀지, 비를 맞으면서 짐을 싸고 좀 일찍 출발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결국 일찍 출발하기로 했다. 비를 맞으며 짐을 실었는데 오는 길에 날씨가 개었다.

좀 더 있으면서 젖은 텐트를 말리고 출발했어야 하나 잠깐 후회 했지만 연휴의 마지막 날에 고속도로에서 시간을 허비할 용기가 없었다.

결국 3시간 30분만에 집에 돌아왔다. 평창은 항상 오래 걸리는 느낌이다.

집에와서 텐트를 거실에서 말리고, 젖은 폴대와 팩도 수건으로 닦았다.

텐트와 우의를 정리하고, 물 묻은 바닥을 닦음으로써 이번 캠핑을 마무리했다.

항상 그렇지만 내가 걱정한 것보다 상황이 심각했던 적은 없으며, 어려움은 어떻게든 해결 되는것 같다.

이번 여행도 무사히 다녀온 것에 대해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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