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7만년 전 인지혁명이 시작되면서 사피엔스는 아프리카에서부터 전 세계로 퍼져 나갑니다. 그리고 사피엔스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주변 종족을 멸종시키면서 먹이 사슬 최상위 계층으로 올라선 사피엔스는 12,000년 전 농업혁명을 시작으로 동물의 가축화가 시작되고 정착생활을 하게 됩니다. 농업을 하면서 식량이 많아짐으로써 사피엔스의 개체수는 급격히 늘어나고 사회는 점점 복잡해져 갑니다.
4,250년 전 최초의 제국이 탕생하고, 2,500년 전 보편적 통화가 발생 하였습니다. 인도의 불교, 이슬람, 기독교가 발달하면서 다신교에서 점차 유일신으로 바뀌어 갑니다. 이런 돈, 제국, 종교가 개체수가 많아진 인류를 통합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번장은 약 5백년 전 유럽인들인 아메리카 대륙 정복을 시작으로 한 지구 전체가 단일의 역사 무대가 된 과학혁명에 대한 내용입니다.
과학혁명 이전에는 오로지 두 가지 정도의 무지만을 인정했습니다. 첫번째는 한 개인이 뭔가 중요한 것에 대해 무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가 필요한 지식을 얻으려면 누군가에게 물어보기만 하면 되었으며, 아무도 모르는 무언가를 새로 발견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둘째, 하나의 전통 전체가 뭔가 중요치 않은 것에 대해 무지할 수 있었습니다. 위대한 신들이나 과거의 현자들이 우리에게 애써 말해주지 않은 것은 그게 무엇이든 정의상 중요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과학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대부분의 인류문화는 진보를 믿지 않았습니다. 황금시대는 과거에 있었고, 세상은 퇴화하지 않더라도 정체되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상황이 바뀐 것은 근대에 들어서였습니다. 근데 문화는 우리가 아직도 모르는 중요한 것들이 많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런 무지의 인정이, 과학적 발견이 우리에게 새로운 힘을 줄 수 있다는 생각과 결합하자, 사람들은 결국 진정한 진보가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짐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과학이 풀기 힘들었던 문제를 하나하나 풀기 시작하자, 인류는 우리가 새로운 지식을 얻고 적용함으로써 어떤 문제든 다 극복할 수 있을거라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가난, 질병, 노화, 죽음은 인류의 피치못할 운명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우리의 무지가 낳은 결과였습니다.
해결이 불가능해 보이는 인류의 모든 문제 중에서도 가장 성가시고 흥미롭고 중요한 것은 늘 죽음의 문제였습니다. 죽음은 우리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습니다.
최근까지만 해도 과학자든 누구든 그렇게 직설적으로 말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죽음을 정복해? 무슨 헛소리야! 우리는 그저 암, 결핵,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려고 애쓰고 있을 뿐이야"라고 우겼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솔직할 수 있는 지점에 와 있습니다. 과학혁명의 선도적 프로젝트는 인류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는 것입니다. 설령 죽음의 정복이 먼 목표로 보인다 할지라도, 우리는 불과 몇 세기 전까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을 이미 달성했습니다.
과학혁명은 유럽에서 발달하기 시작합니다. 왜 하필 유럽에서 발달을 하게 되었을까요?
1775년 아시아는 세계 경제의 80퍼센트를 차지하고, 중국과 인도의 경제 규모를 합치면 세계 총 생산의 3분의 2에 이르렀습니다. 그 당시 유럽의 아시아 강대국들의 상대가 되지 못했습니다.
세계의 권련 중심이 유럽으로 이동한 것은 1750년에서 1850년 사이에 이르러서입니다.
근데 초기에 유럽은 어떤 잠재력을 개발했기에 근데 후반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을까요? 이 질문에는 서로 보완적인 두 가지 답이 존재하는데, 바로 현대 과학과 자본주의입니다.
무엇이 현대 과학과 유럽 제국주의 사이의 연대를 구축했을까요? 과학자와 정복자는 둘 다 무지를 인정하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과거의 제국 추구자들은 자신들이 이미 세상을 이해하고 있다고 추정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정복은 단지 '그들의' 세계관을 활용하고 퍼뜨리는 것에 불과했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유럽 제국주의자들은 새 영토뿐 아니라 새 지식을 획득한다는 희망을 안고 먼 곳의 해변을 향해 떠났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지식의 정복과 영토의 정복은 점점 더 긴밀하게 합쳐졌습니다. 18~19세기 유럽을 출발해 먼 나라로 향한 주요 군사탐험대는 거의모든 과학자들을 배에 태우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목적은 전투가 아니라 과학지식의 발견이었습니다.
'탐험하고 정복한다'는 근대의 사고방식은 세계지도의 발전에서 잘 나타납니다. 그 전에는 모르는 부분은 그냥 빼버리거나 상상속의 괴물 또는 불가사의로 멋대로 채워놓았습니다. 빈 공간이 없었습니다.
15~16세기에 유럽인들은 빈 공간이 많은 세계지도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유럽인들은 제국주의 욕구뿐 아니라 과학적 사고방식이 발전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유럽인들이 자신의 세계의 많은 부문에 대해 무지하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정했다는 점에서 그랬습니다.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은 과학혁명의 기초가 되는 사건이었습니다. 그것은 유럽인에게 과거의 전통보다 지금의 관찰 결과를 더 선호하라고 가르쳐주었습니다.
방대한 새 영토를 통제하기를 원한다면 신대륙의 지리, 기후, 식물상, 동물상, 언어, 문화, 역사에 대해서 막대한 양의 새로운 정보를 수집해야 했습니다. 기독교 성경이나 예 지리서, 고대 구비 전통은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제 유럽의 지리학자뿐 아니라 거의 모든 학문 분야에서 일하는 학자들을 채워 넣을 공백이 있는 지도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이론이 완전하지 않으며, 중요한 것들 가운데 아직도 모르는 것이 있다고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15~16식기 동안 유럽 탐험대는 아프리카를 일주하고, 아메리카를 답사했으며, 태평양과 인도양을 횡단하고, 세계 전역에 그물처럼 기지와 식민지를 건설했습니다.
이무렵 합자회사가 탄생하게 됩니다. 한 명의 투자자가 모든 돈을 투자하기 보다는 여러명이 투자해서 위험을 감소 시킵니다.
이렇게 자본과 과학기술이 결합해서 식민지를 건설하고, 그로부터 나오는 자원과 부를 통해서 또다시 과학기술을 발전시켰습니다.
7만 년 전, 호모사피엔스는 아프리카의 한구석에서 자기 앞가림에만 신경쓰는 별 중요치 않은 동물이었지만, 오늘날 이들은 신이 되려는 참입니다.
영원한 젊음을 얻고 창조와 파괴라는 신이 권능을 가질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주위 환경을 굴복시키고, 식량생산을 늘리고, 도시를 세우고, 제국을 건설하고, 널리 퍼진 교역망을 구축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세상의 고통의 총량은 줄었을까요?
인간의 능력이 놀라울 정도로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스스로의 목표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으며 예나 지금이나 불만족스러워하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 채 불만스러워하며 무책임한 신들, 위험한 존재가 되어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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