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이런 마음을 위로받는 책들이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이책은 정신과 전문의 한덕현 교수님이 쓰신 심리학 책입니다.
10년전에 심리학 책들은 "연예" 라던지 "상대방의 마음을 알기" 같은 주제가 다수였던 것 같은데, 요즘은 '불안', '걱정', '치유' 등 스트레스나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는 느낌의 책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우리나라가 고도성장 과정에서 '성과위주', '하면된다' 라는 식의 사회적 분위기에 지치고,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마음의 병을 안고 계신 분들이 많아진게 아닐까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느끼는 불안과 걱정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자는 여러 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설명하고 공감하기 위한 노력을 한 것 같습니다.
책 주제와는 관련성이 다소 떨어지지만, 저자가 인생의 굴곡에 대해서 얘기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저자 본인의 굴곡을 얘기한 부분인데 강남 8학군에 살았던 저자는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진학할때 다른 친구들이 다 가는 명문고를 본인만 가지 못했습니다. 또 대학을 재수한 경험을 얘기했습니다. 이 두가지 경우가 저자의 입장에서는 굴곡이라고 얘기하는 부분이 었으며, 저 개인적으로는 공감이 어려웠습니다.
사람마다 느끼는 인생의 굴곡은 저마다 깊이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저는 대학 입학 등록금이 없어서 입학을 하지 못할뻔 했고, 대학을 다니면서도 방학때는 생활비를 벌기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장학금을 못 받으면 다음학기 등록이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제 기준에 빗대어 보면 저자가 겪은 인생의 굴곡은 그냥 평평한 비포장도로 정도로 밖에 느껴지지 않네요.
이 책은 전반적으로 '불안'에 대해서 얘기를 합니다.
고전적 정신분석 이론에서는 불안의 발생을 크게 두가지 가설로 설명한다. 첫 번째 가설은 내 안에 있는 갈등이나 공포심을 밖으로 꺼내 놓으면 너무 무섭고 힘들기 때문에 이것이 외부로 드러나지 않게 스스로 눌러 막아놓는데, 이것이 쌓이고 쌓이다 결국 터져 나오는 것이 불안 증세라는 것이다.
두 번째 가설은 내 안의갈등과 공포심을 인지하고 느끼면 스스로 위협받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직면하지 않고 무의식에 숨기려고 한다. 이를 위해 자신에게 거짓말을 반복하게 되고 그때의 께름칙한 느낌이 불안이라는 것이다. 어느 쪽이 더 타당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두 가설에는 명확한 공통점이 하나 있다. 나를 위협하는 그 감정을 지금 여기에서 올곧이 느끼며 직면하지 않고, 감추거나 회피하는 데 급급하다는 것이다.
작년에 직장에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적이 있었습니다. 저 답지 않게 삶에 대해서 회의적인 생각이 계속적으로 들기도 하고, 화가 주체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떤 책에서 일기가 감정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부분을 읽고나서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날 있었던 일을 '원노트'에다 솔직하게 적었습니다. 욕도 적고, 남의 흉도 봤습니다. 그리고 잠금설정을 해서 저만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몇 달을 일기를 쓰다보니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느낌이 들고, 어느정도 나쁜감정도 해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자가 말한대로 "불안을 직면하지 않고, 감추거나 회피"하는데서 비롯된 스트레스가 일기를 통해 내 감정이 올곧이 드러나면서 해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인간은 생각의 범위가 좁아진다는 점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보조 기억장치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메모'다. 생각을 글로 쓰다 보면 '말'이 '글'로 바뀌는 과정에서 감정이 정리된다. 그러면 객관적 사실과 관련한 내용만 남기 때문에, 의외로 갑자기 정답이 떠오른 순간이 찾아올 수 있다.
저자가 추천하는 방법 또한 '글쓰기'를 통한 감정의 해소 방법입니다. 이와 비슷한 얘기는 비단 심리학 책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책을 읽다보면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메모를 통해 뇌의 저장역할을 종이에 분산하게되면 뇌 또한 부하가 줄어들며 좀 더 가벼운 마음을 갖기가 수월해집니다.
'스트레스'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법 뿐만 아니라 '일'이나 '공부'를 할때도 메모가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많은 책에서 얘기합니다.
아이들은 경쟁을 통해 승자의 쾌감과 패자의 쓰라림을 배운다. 승자의 쾌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계속 발전시키고, 패자의 쓰라림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노력한다. 자기보다 힘세고 능력 있는 사람은 인정하고, 자기보다 약하고 능력이 없는 사람은 보듬어줄 줄 알게된다. 어른들이 정해준 서열에 따라 힘의 관게를 가늠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 의해 직접 체험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경쟁은 어른들이 흔히 생각하는 공부나 운동 같은 한두 가지 영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아이들은 자기가 그린 변신 로봇 그림이나 노래 부를 때의 목소리 크기, 신발 사이즈 등 어른들이 상상할 수 없는 여러 영역에서 경쟁하고 느끼며 결과를 받아들인다. 아이들이 인정하는 자기들만의 세상에서 서로 경쟁하고 승패를 받아들이면서 그 '가치'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 가치를 알게 된 뒤 승자는 패자를 배려하는 미덕을, 패자는 승자를 인정하는 존경심이 형성된다.
저는 '경쟁'을 나쁘게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애들에게도 친구들과 마냥 사이 좋게 지내라는 얘기만 했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애들이 '경쟁'을 통해서 배울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 버린건 아닌지 반성이 되었습니다.
어차피 사회속에 사람들과 섞여 살게되는 인간의 숙명에서 '경쟁'은 필수라는 생각도 듭니다. 다만, 이 '경쟁'을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경쟁'을 통해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는 아이의 숙제인 동시에 부모의 숙제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혼술과 혼밥은 내 입맛이나 그날의 기분 등에 따라 먹고 싶은 메뉴를 고르고, 먹는 시간과 장소를 정한다. 다른 사람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 입맛을 고려해 다소 수동적으로 정해지는 것이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혼밥은 온전히 내 의사에 따라 능동적 고독을 느끼는 것이다.
도독이란 원래 '혼자라는 상태에서 오는 약간의 우울감과 그에 동반된 무료함, 그리고 주변에 아무도 없을 때 느끼는 공허함 드으이 혼밥된 감정'을 말한다. 혼밥의 고독에는 주변에 다른 사람이 없기 때문에 오로지 혼자 있을때 할 수 있는 생각이 버물려저 있다.
올해부터 새벽에 일찍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루종일 회사와 가족들을 위한 시간만 보내다보니 어느순간 내 인생에서 내가 없다는 슬픈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아무도 일어나지 않는 시간에 혼자 일어나 책도 보고, 미드도 보며 혼자만의 시간을 즐깁니다. 잠이 많은 편이라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지만, 이른 새벽 나만의 시간을 한 번 맛본 뒤 끊을 수 없는 중독감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10여년 전 혼자 자취를 할때는 혼자있기가 정말 싫었는데, 사랑하는 사람들이 항상 주위에 있는데도 혼자 있고 싶은 감정이 드네요.
과거를 포함한 현재와 미래의 운명 전체를 하나로 보고 그것을 사랑한다면, 내 운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진정한 긍정의 힘을 가지게 된다. 예를 들어 두번의 이별 뒤에 세번째 사랑에서 지금의 배우자를 만난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앞의 두 번의 사랑은 지금의 배우자를 만나기 위한 과정이지 실패가 아니다. 즉 앞의 두 연인과의 경험은 세 번째 연인을 만나기 위한 밑바탕이 된 것이다.
이 부분은 실패에 마주하는 자세에 대한 내용에서 나오는 문장입니다. 유난히 이 문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무래도 우리 마눌님께 나중에 멋있게 써먹을 수 있는 문장이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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