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글쓰기 교육에 대한 오해 6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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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사 엄마가 알려주는.../글쓰기

초등 글쓰기 교육에 대한 오해 6가지

by Squat Lee 2021. 1. 21.

현장에서 만나는 엄마들은 하나같이 아이의 글쓰기를 걱정하셔요. 그런데 정작 글쓰기 교육에는 소홀한 편이죠. 우리 사회에 여전히 만연한 글쓰기에 대한 오해와 편견들이 부모의 눈을 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글쓰기 교육에 대한 오해 몇가지를 알려드려요.

 

 

 

오해1 : 글쓰기는 써먹을 데가 없다.

 

NO!!!

학교 평가에서 논술형*서술형 시험의 출제 비중이 높아진 지는 이미 오래다.

상급 학교에 진학할 때도 자기 소개서와 논술, 구술이 당락을 좌우하고 있다. 외국어고와 과학고를 비롯한 특목고, 대안학교와 특성화고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자기소개서와 담임교사의 추천서를 첨부해야 한다. 심지어는 학부모 소개서까지 요구하는 학교도 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할 때도 상황은 비슷하다. 취업에서도 자기소개서와 면접의 중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취업의 문턱을 넘어서도 현장에서 기획서와 보고서까지 문서 작성하나하나가 모두 글쓰기와 연관되어 있다.

각종 SNS와 유튜브 조차도 글쓰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오해2 : 글자를 읽을 줄 알면 글도 쓸 수 있다.

 

 

NO!!!

아이가 글자를 읽는다고해서 그 뜻을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글자에 담긴 뜻을 안다고 해서 자유자재로 활용할 줄 아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두 살짜리 아이가 거리의 약국 간판을 읽었다고 하자. 아이가 "가나약국" 이라는 글자를 읽었을 때, 아이는 약국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그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아이는 말 그대로 글자를 읽은 것에 불과하다.

 

우리가 보통 '읽기'라고 할 때는 이해의 의미까지 포함되어 있지만, 실제로 아이의 읽기는 이해력이 빠진 글자 읽기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한글을 가르칠 때 단순히 글자를 조합하여 읽고 쓰는 교육에 치우치다 보면, 글자는 읽되 의미는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글자를 아는 것과 글을 쓰는 힘은 별개의 능력이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글자들이 가진 의미와 쓰임새를 잘 알아야 한다. 그런데 이제 겨우 글자를 익힌 아이에게 완벽한 글쓰기를 강요하니, 글쓰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오해 3 : 책을 많이 읽으면 글쓰기도 잘한다.

 

 

NO!!!

쓰기와 말하기는 표현 수단으로써, 연습하고 훈련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글쓰기는 머리로 생각한 것을 손으로 써내야 하는 작업으로, 생각하는 힘과 근육의 힘이 필요하다. 눈과 손의 협응력이 원활해야 하며, 공책을 펼쳤을 때 글자를 어디에 어떻게 배치해야 할지 공간에 대한 개념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글쓰기는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이 이해하도록 표현해야 하는 복잡한 작업이다.

일반적으로 읽기보다 쓰기가 더 늦게 발달하는 이유다. 결과적으로 읽기와 글쓰기는 서로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엄연히 다르다. 

 

 

오해 4 : 잘못된 글쓰기가 좋아 보인다.

 

 

NO!!!

책의 내용을 음미하지 못한 채 빠르게 읽는 아이, 읽었는데 무슨 내용인지 알지 못하는 아이 등 후딱 읽는 아이들이 요즘 너무 많아졌다. 그저 글자만 읽는 것이다. 독서 행위는 책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여 자기 것으로 소화시키는 걸 전제로 한다. 즉 책 읽기는 눈의 움직임만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머리로 생각하며 읽는 행위가 포함된다.

 

마찬가지로 글쓰기도 생각없이는 절대로 할 수 없는 활동이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의 현실은 속전속결이다. 5분 안에 일기도 쓰고, 독서감상문도 쓴다. 글을 다 작성하는 데 길어야 10분을 넘기지 않는다. 생각이 사고력을 향상시키고 사고력은 깊은 생각을 불러온다. 하지만 생각하는 습관을 갖지 못한 아이는 영혼 없는 글쓰기를 반복하는 버릇이 붙을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다독만 하는 아이는 생각이 빠진 글을 쓸 가능성이 많다. 자기 생각이 빠진 글은 글쓰기가 아니라 글자 나열이다.

 

이야기의 줄거리와 각오로 구성된 아이만의 생각이 빠진 글,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어휘나 멋들어진 표현을 많이 쓴 글은 잘 쓴 글이 아니다.

 

어른의 글을 흉내 내거나 남의 생각을 옮기는 글쓰기, 어른의 눈에 들기 위해 자기 감정을 속이고 거짓되게 쓰는 일은 영혼을 죽이는 일이다. 아이들의 글은 자신의 눈으로 본 세상을 표현하는 일이어야 하며,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글이어야 한다. 

 

 

오해 5 : 학원에 보내면 단기간에 글쓰기 실력을 키울 수 있다.

 

 

NO!!!

 

 

4주완성 글쓰기 광고를 본 적이 있다. 강력한 문구의 카피와 함께 각 주마다 일기, 독서 감상문, 설명문, 주장 글쓰기를 한다고 적혀있었다. 일주일에 한 번씩, 4회만에 아이들이 네 가지 글쓰기 양식을 배우고 익힐 수 있는 듯했다. 

 

하지만 글쓰기 양식을 아는 것과 그런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아이들의 글쓰기는 결코 짧은 시간에 완성될 수 없다. 연령과 수준에 맞춰 천천히 지도해야 한다. 날림공사를 해서는 절대 안 되는 게 아이들의 글쓰기 교육이다.

 

부모가 가르치던, 사교육의 힘을 빌리던 다음 몇 가지를 고려해 보면 좋을 듯하다.

 

- 아이의 학년과 상관없이 읽기와 쓰기 수준을 살펴야 한다. 책읽기는 글쓰기의 바탕이 되기 때문에 독서 흥미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 만약 아이가 책 읽기에 흥미가 없다면 무작정 글쓰기를 강요해서는 안된다. 대신 책읽기에 흥미를 불러일으킬 프로그램을 가지 학원을 찾아야 한다.

- 책은 잘 읽지만 글쓰기를 싫어하는 아이라면, 다작을 하는 곳보다는 토의나 토론을 위주로 하는 글쓰기 학원이 더 도움이 된다.

- 더불어 사교육을 선택할 때 반드시 강사의 교육 철학을 고려해야 한다. 아이의 성장 속도를 고려하여 가르치고 있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 

 

 

 

오해 6: 글쓰기 능력은 타고난다. 

 

NO!!!

글쓰기는 흔히 타고난다고 말한다. 부정하고 싶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노래와 춤이 그렇듯이 표현력 역시 타고나는 부분이 있기는 하다. 특히 문학적인 상상력을 요구하는 글의 경우 타고난 재주를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글쓰기는 재주라기보다 능력이다. 능력은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그 결과가 아주 달라진다. 타고난 표현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개발하지 않는다면, 발달을 멈추거나 오히려 퇴보한다. 아이들에게 글쓰기 교육을 하는 까닭은 작가로 키우기 위해서가 아니다. 아이들의 사고를 발달시키고 견고하게 하기 위해 즉, 삶을 가꾸기 위해서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출처 :초등 적기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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