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보는 이금이 작가님의 최근작이예요.
청소년 문학이지만 어른이 봐도 넘 좋은 작품이예요.
“사람들은 자신이 하나의 인생만 산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하나의 인생만 안다고 하는 게 더 맞는 말이야.”
2019년 어느날, 경일고등학교 반창회 밴드에 ‘초대장’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허구의 부고를 알리는 '초대장'
엄청난 호기심을 느끼게 되는 소설의 시작이었어요.
소설의 마지막 장면으로 시작하는 소설이지만 실제 이야기는 1988년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때는 1988년.
소설에는 두 명의 주인공이 나옵니다. 고등학생인 지상만과 허구
‘상만’은 미혼모의 자식이며 고아로 살다시피 해요.
쌀가게를 하는 외삼촌네에서 쌀 배달을 하며 틈틈이 공부를 해야했어요.
다섯살 때 시장에서 유괴되어 살아야했던 <허.구.> 본명은 이현수.
'허구'는 으리으리한 이층집에 살면서 엄마 아빠의 차고 넘치는 사랑을 귀찮게만 여기고, 학교에선 사실인지 허풍인지 모를 온갖 무용담을 늘어놓으며 돈을 펑펑 써 대는 아이였구요.
우연한 계기로 둘은 가까워져요.
상만은 모든 것이 풍족한 허구의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차츰 익숙해지고, 허구 부모님의 사랑을 나눠 받으며, 허구의 방에서 허구의 책상에 앉아 허구의 참고서를 써 가며 공부하게 되요.
급기야 상만은 허구가 노트에 써 놓은 글 「여행자 K」에 제 이름을 붙여 공모전에서 상을 받기에 이르러요. 이렇게 허구의 것을 빌리다가 자신은 빈껍데기가 되고 마는 것은 아닐까하는 걱정을 문득문득하게 되기도 하지만 허구의 집에서 느끼는 안락함과 편안함에서 벗어날 수 없었어요. 허구가 평행세계로 여행할 수 있는 ‘여행자 K’라는 글의 내용도 ‘뻥쟁이 허구가 지어낸 이야기겠지.’ 하며 가볍게 넘겼을 뿐이었구요.
하지만 결정적인 사건으로 둘은 결국 다른 길로 가게 되요.
결국 마지막에 둘은 다시 만나게 되고 엄청난 반전도 나옵니다. 뒷 결말은 읽어보시면 알게 되실 거예요.^^
이 소설은 상반돼 보이는 두 사람 '상만'과 '허구'의 생애를 그리면서 평행세계로의 여행이라는 판타지 요소가 나와요.
물리학적인 개념이기는 한데 시간과 공간을 경계를 넘나들며 '허구'는 또 다른 '여행자 K'의 삶을 살기도 하구요.
상만, 허구, k를 통해
삶과 죽음, 허구와 진실, 과거와 현재,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의 경계를 훌쩍 뛰어넘어 오가는 이야기를 보며
우리는 어떤 선택을 쌓아가며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네요.
어른의 눈먼 이기심과 욕심에 존재를 부정당한 채 평생을 살아야 했던 허구.
그래서 아무 곳에도 뿌리내리지 않고 제 이름처럼 허구의 세계를 떠돌았던 허구의 삶.
어린 시절을 이해받거나 위로받지 못한 채 어른이 된 상만.
그래서 거짓으로 다진 반석 위에 뿌리를 내리려고 안간힘 쓰며 살았던 상만의 삶.
허구의 상황을 바로잡아 줄 어른이 있었다면, 상만에게 네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 주는 어른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들의 삶을 지켜보는 일은 어른이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나 자신에게도, 주변에 힘든 이에게도
'그래도 괜찮아'
'살아 있어 아직 많은 것이 가능해'라고
말해 줄 수 있는 따뜻한 사람이 되자고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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