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하던지 나 자신을 잘 아는것이 첫번째 과정이다.
자신에 대한 합리화는 생존을 위해 하는 행동으로 프로이트가 말하는 '방어기제'이다. 즉, 내가 스스로의 모순에 대해 자책만 하고 합리화 하지 않는다면 벌써 약을 먹거나 목을 메고 이 글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내 머리속의 상상에 의해 멋지게 보이는 나 자신만 바라보면 평생 이렇게 착각하며 살다가 발전은 1도 없을지도 모른다.
다행히 아직도 나 자신에 대해 잘 모르고 과신하는 부분이 많지만 예전 보다는 스스로에 대해 비교적 객관적으로 변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집돌이
나는 밖으로 나가는 것을 싫어하는 집돌이다. 매주 밖으로 나가자는 아내와 집에 그냥 있자는 나는 이 주제로 유일한 부부싸움을 벌인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부동산을 좋아한다. '부동산 무패'라는 얘기로 아파트만 사면 무조건 오른다고 믿는 것 같다. 나는 생각이 다르다. 모든 투자 자산은 Risk를 동반한다. 올해초(2022년 초)와 현재(2022년 말)의 부동산 분위기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집값은 떨어져도 콘크리트는 있으니 그냥 살면 될거 아니냐"라는 사람도 있지만, 이자를 고려하지 않고 말하는 것 같다. 내가 알기로 주택담보대출 이자가 5%가 넘었다. 집이 두 채면 매달 나가는 이자도 늘어난다. 1억원을 빌린다고 가정했을 때 1년에 이자만 500만원이다. 모두 알겠지만, 작년에 1억원 하는 아파트가 어디 있나? 경기도 외곽에 있는 아파트도 7억 ~10억원 한다. 월급쟁이 기준으로 10억원을 꼬박꼬박 모은 돈으로 집을 사는 경우가 있겠는가? 최소 50%만 빌린다 쳐도 매년 2,500만원이 이자로 나간다. 이런 상황을 아내에게 Risk라 설명을 했지만, 듣지 않는다.
다행히 나는 부동산에 재주가 없다. 부동산 투자의 기본이 되는 임장 자체가 너무 하기 싫다. 나는 집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동산 투자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 나의 첫번째 내 자신을 알게 된 부분이다.
머리나쁜 사람
나는 머리가 좋지 못하다. 중학교 때 실시한 IQ검사 결과가 100이 조금 넘었던 것 같다. IQ는 성적과 관련이 없다고 선생님들이 말씀 하셨지만, 나에게는 Correlation이 1 인 것 같다.(연관성이 100%란 얘기다.)
머리가 좋은 것과 주식투자 성공이 무슨 관계가 있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다. 머리가 나쁘면 행동이 빨라지지 않는다. 마치 컴퓨터에서 버퍼링이 일어난 것처럼 느리다. 그래서 나는 단타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을 느꼈다.
나중에 이 부분을 프로그램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그 것 또한 내가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 자동트레이딩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종목 정보와 자동 매매를 할 수 있도록 증권사 API를 이용해야 한다. 그리고 백테스트를 하기위해 최소 호가 단위로 몇 년치의 데이터를 다 받아서 저장하는 과정도 들어간다. 그리고 그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도록 pandas와 같은 라이브러리 사용법도 알아야 하고, 미래를 예측해야 하기에 인공지능 모듈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그 뿐만 아니라 단타든, 스켈핑이든 자동매매를 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전략도 있어야 한다. 이 모든 부분은 나에게 불가능하다. 나는 프로그램 전공도 아니고 그 쪽 업계에서 일하고 있지도 않다.
두 번째 내 자신을 알게 된 부분은 누가 보더라도 명확하다.
깊이있게 파고드는 스타일이 아니다.
세번째는 내가 생각보다 지식이 얕고, 기업을 파악하는 능력이 약하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날고 기는 사람들이 많다. 거시경제를 예측하는 것 부터, 기업을 그 기업의 직원보다 더 속속들이 아는 투자자들도 있다.
가입한 네이버 투자카페에서 최근에 글을 쓴 적이 있다. 장단기 금리차에 대한 내용이어었는데, 많은 댓글이 달렸고 그 중에 몇몇은 내가 틀렸다는 내용을 아주 유식하게 표현해주셨다. 나 자신을 다시 한 번 알게 해주셔서 감사한다.
맞다. 나는 내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이 것은 SWOT 분석을 하더라도 W와 T가 겹쳐지는 부분이며, 투자 손실로 이어지는 Risk가 분명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성실하다는 것이다.
다행히 내 투자자금은 아직 내 계좌에 있다. 사실 수익률로 봤을땐 별 볼일 없지만, 나의 성실함 덕분에 주식으로 예금을 한 꼴이 되어서 금융자산이 늘어났고 배당도 매년 쏠쏠하게 받고 있다.
배당이라... 그래 내가 좋아하는 배당이라는게 있다. 작년에 세전 배당금만 800만원 넘게 받았다. 그리고 배당이 높아서 산 주식들은 아직까지 MTS에 빨간색으로 표시된다. 아무리 주식시장이 폭락해도 파란색으로 바뀌지 않는다.
공모주 투자, 마법의 공식을 이용한 투자, PER, PBR밴드를 이용한 투자, 재무적으로 저평가 된 회사를 찾아서 하는 투자, 앞으로 성장할 것 같은 산업에 속한 회사에 대한 투자, 120선 이평선을 이용한 투자... 등 많은 투자법을 시도해 봤지만, 결국 돈을 번 투자법은 배당을 이용한 투자였다.
나는 앞 이마엽이 남보다 덜 발달해서 '숙고체계'가 비교적 약한 것 같다. 그래서 뇌동매매를 상당히 잘 한다.
그래서 기계적인 투자법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당률을 기준으로 주식을 사고, 판다면 과연 수익을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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